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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에게 꿈을 주는 생활체육>고난도 스턴트 동작… 어느새 ‘땀범벅’… “팀 위한 협동심·책임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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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06회 작성일 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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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5-07-16 10: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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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동해 남호초교 ‘치어리딩’

지난 1일 서울에서 차로 3시간 40분을 달려 찾아간 강원 동해의 남호초등학교. 앞쪽으로 보이는 거대한 바다만 아니라면 이곳이 서울에서 270㎞나 떨어진 강원도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을 만큼 도회적인 학교 체육관에서 ‘꼬마 숙녀’들의 묘기가 시작됐다.

“파이브, 식스, 세븐, 에이트….” 벌써 3년째 이 학교에서 치어리딩을 지도하고 있는 박연수(33) 전문코치의 구령에 맞춰 3∼6학년 여학생 20여 명이 여러 가지 동작을 선보였다. 3∼4명이 힘을 모아 1명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스턴트 동작이 눈길을 끌었다. 

양 옆에서 받치는 베이스, 뒤에서 지지하는 스포터, 그리고 이들을 딛고 올라간 플라이어가 한 몸이 돼 기계체조 같은 동작을 완성했다. 

제 몸무게 하나도 지탱하기 어려울 것 같은 여린 학생들이 제법 그럴싸한 인간 피라미드를 만들었다. 어떤 학생들은 그 위에서 한 발로 선 채 다른 한 발을 들어 올리는 익스텐디드 스턴트까지 보란 듯이 해냈다.

대한치어리딩협회에 따르면 치어리딩은 크게 댄스 치어리딩과 스턴트 치어리딩으로 나뉜다. 

이 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건 스턴트 치어리딩으로 최소 3명에서 최대 24명이 텀블링, 인간 피라미드, 점프, 토스 등 화려한 동작을 선보인다. 1880년대 미국에서 시작돼 유럽, 일본, 아프리카, 호주 등 전 세계로 퍼지며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고난도 기술을 수행해야 하기에 체계적인 교육은 필수. 

국내에는 2000년대에 보급돼 약 1만 명이 즐기고 있다. 200여 명의 엘리트 선수는 2013년 아시아오픈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국민생활체육회(국체회)는 지난해부터 치어리딩을 여학생 특화 프로그램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85개 학교 지원에서 올해 125개로 늘어났다. 

이 학교는 지난 3월부터 국체회의 지원을 받아 이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한 번에 2시간씩 1년에 20회로 강습이 이뤄지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여신의 이름을 따 ‘테티스’라는 클럽 명칭도 붙였다.

고난도 스턴트, 텀블링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학생들이 꽤 많았다. 이 학교는 국체회의 지원을 받기 2년 전부터 방과 후 치어리딩 교실을 자체 운영했기 때문이다. 

썸네일
남호초교 치어리딩 클럽 ‘테티스’의 학생들이 고난도의 익스텐디드 스턴트(한 발을 들어 올리는 자세) 동작을 익히고 있다.
대학 응원단 출신으로 치어리딩에 남다른 열정을 지닌 박 코치의 노력과 학생들의 참여, 학교의 관심 덕분에 기량은 일취월장했다. 

박 코치는 “3년 전부터 강원 지역에 치어리딩을 보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체회 프로그램으로 더 확대되고 있다”면서 “치어리딩은 체력과 기술에 기반을 둔 팀 활동이기 때문에 체력증진은 물론 재미와 협동심, 책임감과 적극성 등을 두루 발달시킬 수 있다. 학교의 왕따와 폭력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참여하는 학생들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스트레칭과 스턴트 동작을 시작한 지 30분도 안 돼 땀을 비 오듯 흘렸으나 지친 기색은 전혀 없었다. 아래서 받쳐주는 베이스나 위에서 중심을 잡는 플라이어나 서로가 서로를 믿으면서 다양한 피라미드를 창조했다.

고난도 기술이 가능한 4명의 플라이어 중 1명인 6학년 1반의 구예리(12) 양은 “3학년 때부터 치어리딩을 했다. 처음엔 스포터에서 시작해 이제는 플라이어를 하고 있다. 재미있고 신난다. 원래 꿈은 아이돌 가수였다. 그러나 치어리딩을 배우면서 이제 꿈이 치어리딩 국가대표로 바뀌었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5학년 4반의 김수언(11) 양은 점프와 텀블링 실력이 언니들 못지않다. 

김 양은 “4학년 때 스턴트를 하다가 떨어져 머리를 다친 적도 있지만 하나도 무섭지 않다. 모든 게 재미있다”며 “엄마가 위험하다며 가끔 주의를 주시지만 중학교에 가서도 계속 치어리딩을 하고 싶다. 엄마가 반대하면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땀 흘리며 노력한 덕에 테티스는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린 ‘치어업 코리아 페스티벌’에 참가, 본선 10개 팀 중 2위를 차지했다.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까닭에 서울 소재 팀보다 불리한 조건이었지만 당당하게 입상했다. 

이날 학생들에게 주어진 ‘부상’은 이상철(58) 교장이 자비를 털어 한턱낸 피자였다. 

이 교장은 “학부모님들이 더 좋아한다. 다행히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면서 이미 동해시 안에선 테티스의 소문이 자자하게 퍼졌다”면서 “학교에서는 보다 많은 지원을 해주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홍기석(40) 대한치어리딩협회 사무처장은 “국내에서 치어리딩이 아직은 생소한 스포츠이지만 점차 동호인들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스포츠의 한 종목으로 당당히 인정받기 위해서는 보다 넓은 주변의 관심과 대회 스폰서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해=글·사진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